"문화예술 사랑과 사회봉사의 삶 기립니다"...박동준기념사업회 발족 조선일보 2020-05-26
지난해 11월 타계한 대구 패션계 1세대 디자이너 고(故) 박동준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한 사단법인 박동준기념사업회가 지난 21일 발족됐다.
지난해 타계한 대구 패션1세대 디자이너 박동준 선생의 생전 모습. 그의 문화예술사랑과 사회봉사의 삶을 실천한 뜻을 기려 박동준기념사업회가 설립됐다.
박동준사업회는 “고인이 되신 박동준 선생의 패션, 미술 등의 문화예술 사랑과 사회봉사의 삶을 실천한 아름다운 정신을 기리며 문화예술을 발전시키는 사업을 목적으로 사업회를 발족했다”고 설립취지를 밝혔다.
이런 취지에 따라 박동준기념사업회는 이사 12명과 감사 2명으로 발족해 박동준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쳐 나가기로 했다. 초대 이사장은 박동준 선생의 평생 지기인 윤순영 전 대구 중구청장이 맡았다.
사업회는 발족하자마자 숨가쁘게 몇가지 일을 벌였다. 우선 고인의 재산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라는 뜻에 따라 고인이 소장하고 있던 미술작품 105점을 대구미술관에 기증했다. 기증품은 대부분 국내 작가들의 작품들로 정점식, 변종곤, 유병수. 김종복, 이명미, 김호득, 유봉상 등 우리 미술사에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들이다.
또 박동준 선생이 40년간 모아온 방대한 패션작품과 자료들을 대구섬유박물관에 기증했다. 그동안 박 선생은 40여년간 패션디자이너 활동을 하면서 관련 자료들을 꼼꼼하게 모아왔다. 이런 자료들이 대구섬유박물관의 아카이브 확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으로 경북대병원, 아름다운가게 대구경북본부, 신명여고장학회, 천주교대구대교구 등에 현금으로 기부를 했다. 이들 단체나 기관은 모두 박동준 선생과의 인연이 있는 곳이다.
앞으로의 계획도 적지 않다. 기념사업회는 올해부터 매년 분야를 서로 바꿔가며 패션과 미술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보여준 인물에게 ‘박동준 상’을 주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자료 수집, 기록, 출판, 미디어 지원사업과 문화예술인 복지를 위한 문화행사 개최 등도 펼쳐 나가기로 했다.
박동준 선생은 40여년간 섬유패션도시 대구를 국내 뿐 아니라 세계로 널리 알린 공로자이자 문화예술을 널리 알리고 후원하는 일에 누구보다도 앞장선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패션 분야에서는 대구 패션계 1세대로 한국패션협회 회장과 한국패션산업연구소 이사장을 수행하면서 대구는 물론 한국 패션의 위상을 높이는데 큰 힘을 쏟았다. 또 여러 대학에서 후학을 가르치면서 패션디자이너로서의 대모 역할을 톡톡이 했다. 그의 활동은 패션계에 머무르지 않았다. 한국 추상계의 거목 고 정점식 화백의 제자가 되면서 패션과 미술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미술에 대한 열정도 패션디자인 못지 않았다. 갤러리분도를 열어 작가들을 적극 후원하는 것은 물론 갤러리 문화를 품격있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면서 대구아트페어 조직위원장, 화랑협회 회장 등 대구미술의 위상을 크게 높인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연극, 뮤지컬, 음악 등의 예술가들에게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상화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문화운동에 앞장섰고, 아름다운가게 대구경북대표로 환경과 나눔에서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삶을 보여주었다. 운순영 초대 이사장은 “박동준기념사업회의 목적에 맞는 사업으로 박동준의 뜻을 기리며 문화예술이 나눔의 실천도 함께 하는 단체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박원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