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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G MEE

2026. 06. 15(월) ~ 07. 03(금)

Artist : 장미

Organize

갤러리분도   Gallery Bundo

41952 대구광역시 중구 동덕로 36-15 3F   Tel. 82 53 426 5615   Fax. 82 53 426 2655   E-mail. gallerybundo@nate.com
36-15, Dongdeok-ro 14-gil, Jung-gu, Daegu, 41952, Rep. of Korea    www.bundoart.com

마음사전’으로 지은 감각의 풍경들

한 점의 그림이 때로는 수많은 말보다 더 깊은 울림을 남긴다.

장미의 이번 개인전은 그 울림이 시작되는 자리, 언어가 쉽게 닿지 못하는 감각을 향한다. 작가는 말로 붙잡히지 않는 내면의 밀어(密語)를 길어 올리며, 이미지가 지닌 호흡과 떨림에 집중한다.

그의 작품은 전작들이 그랬듯이 경험에서 출발한다. 이경험은 바깥의 풍경을 그대로 옮기지 않는다. 마음속에 남은 잔상들이 흔들리고 뒤섞이며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낸다. 기억과 감각의 파편들은 화폭에서 다시 발현되고, 그 과정에서 응축된 감각이 에너지를 발산한다.

작품에는 서로 다른 정서가 함께 흐른다. 어둠을 머금은 이미지에서 은근한 밝음이 살아나고, 가라앉은 색조 사이로 따뜻한 기운이 번진다. 작가가 말하는 ‘깊이 따뜻한 느낌’은 이처럼 상반된 감각이 맞물리며 생겨난다. 그것은 한순간 번쩍이는 빛이 아니라 오래 데워진 온기가 천천히 퍼지는 식이다.

작품의 형상들은 각기 다른 상태로 존재한다. 또렷하게 서 있는 것과 희미하게 사라지는 것, 막 생겨나는 기운들이 한 공간에서 어우러진다. 특히 흐릿하게 남은 흔적들은 자연의 변화라기보다 사랑하는 이들의 부재를 떠올리게 한다. 그로 인해 감정이 격해지기보다 낮고 깊은 슬픔이 조용히 번진다.

장미는 ‘잘 그려야 한다’는 강박이 없다. 중요한 것은 내면의 요청에 집중하는 일이고, 내면의 흐름에 따라 손을 움직이는 일이다. 그 결과 작품은 특정한 장소를 재현하기보다 마음으로 빚은 풍경이 된다. 익숙하면서도 어딘가 어긋난 공간, 현실과 비현실이 겹치는 장면들은 관람자의 감각을 자연스럽게 흔든다. 드러난 붓질과 멈춘 흔적들은 감각이 지나간 궤적으로 남는다.

이 흐름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모티프에서도 이어진다. 특히 터널은 그의 작품에서 중요한 축을 이룬다. 터널은 하나의 통로이자 전환의 장면이다. 어둠을 지나 빛으로 나아가는 길, 머무름에서 이동으로 넘어가는 순간이 그 안에 담긴다. 입구의 간판에 적힌 문구와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의 이미지는 앞으로 나아가려는 마음의 방향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그의 화폭에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나무와 식물, 길과 터널, 그리고 짧은 문장들이 중심을 이룬다. 이 비어 있는 자리는 관람자의 몫으로 남는다. 보는 이는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작품에 겹쳐가며, 그 안에서 스스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장미의 회화는 일종의 ‘마음사전’이다. 이 사전은 사전적인 의미처럼 보편적인 뜻을 지닌 텍스트가 아니다. 말로 분명하게 정의되지 않는 미묘한 마음의 표정과 각기 다른 감정의 결로 빚은 내밀한 심상이다. 작가는 대상을 실감나게 재현하기보다 덜 그린 듯 멈춘 흔적과 열린 형상으로 남겨둔다. 그 형상은 보는 이의 가슴에 스며들어 저마다의 기억과 정서를 불러낸다.

화폭은 그렇게 경험의 장이 된다. 관람자는 이미지를 해석하기에 앞서 먼저 스며드는 감각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자신의 시간과 마주한다. 이런 경험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예술은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다.”(파울 클레)

클레의 말처럼, 장미의 회화는 설명되지 않는 마음의 결에 형상을 부여하며 각자의 내면에서 거듭나게 한다.

글/ 정민영(아트 인터프리터, 아트무빙 대표)

Biography

장미 JANG MEE

2013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대학원 졸업
2009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졸업

개인전
2026 갤러리분도, 대구
2022 ‘SAY’, 대안공간 싹, 대구
2019 Trauma Trickster, DISKURS Berlin, 베를린
2019 Trauma Trickster, 봉산문화예술회관, 대구
2017 “How are you?”, 보데갤러리. 대구
2016 올해의 청년작가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15 ‘NIHAOMA’, 중국미술학원국가대학과학기술원 항주, 중국

단체전
2025 “빛” 청년작가전, 하정웅미술관, 광주
2023 카코포니 플러스, 갤러리 분도, 대구
2022 BLUE BIRD,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2022 Stroll, 시안미술관, 영천
2021 일상은 아름다워,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 대구
2020 새로운 연대, 대구미술관, 대구
2017 풍경표현, 대구미술관, 대구
2017 Meta-scape, 우양미술관, 경주

레지던시
2018-2019 다베네트워크 레지던시, 베를린, 독일
2015 중국미술학원국가대학과학기술(창의)원, 항주, 중국

수상
2025 하정웅청년작가상, 하정웅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2021 아트체인지업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2016 대구 올해의 청년작가, 대구문화예술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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