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oll to top

언론보도


press

제목[영남일보] 천년고도 살포시 껴안는 옷자락 98 경북패션페스티벌2020-09-18 18:48
작성자 Level 8

"천년고도 살포시 껴안는 옷자락" 
'98 경북패션페스티벌

영남일보 1998-08-17 


98경북패션페스티벌이 오는 9월11일 오후 경주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올해로 세번째를 맞는 이번 페스티벌은 특히 같은 날 개막되는 경 주세계문화엑스포 오프닝 행사를 겸해 열려 의미가 더 깊다. 이번 행사에 초청된 디자이너는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라 할 수 있는 앙드레김과 대구의 박동준.전상진.최태용씨 등 모두 4명. '새천년의 미소'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 걸맞는 '문화의 향기' 라는 주제로 이들 4명의 디 자이너들이 기품있는 의상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한복쇼도 피날레로 준 비돼 있어 이번 행사는 천년 고도 경주와 어우러지는 특별한 패션쇼가 될 전망이다. 


페스티벌의 오프닝 패션쇼를 장식하게 될 앙드레 김은 동양과 한국의 전 통을 현대적.세계적 미로 재창조해내는 지금까지의 작품 경향을 이번 쇼에 서도 반영할 예정. 그 중에서도 특히 신라 천년의 향기와 오염되지 않은 태초의 우리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일에 매달리고 있다. 

에밀레종 조각 문양과 천마총의 천마도, 삼국시대 용무늬 칼자루등의 문 양을 의상으로 다시 살려내는 한편, 화랑의 강한 정신과 에너지를 다이내 믹하게 표현하는 것이 이번 작업의 핵심. 새와 나뭇가지를 응용해 순수하 고 평화로운, 유토피아적인 자연의 모습을 의상 속에 표현하는 일도 병행 된다. 

앙드레 김은 다섯 스태이지를 통해 투피스, 팬츠슈트 등 타운웨어와 이 브닝드레스, 콘서트드레스, 웨딩드레스등 1백5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송 승헌, 류시원, 이종원, 이성재 등 신세대 남성 스타들이 모델로 대거 출연 하는 것도 볼거리다. 


박동준씨는 '중세의 신비' 라는 주제로 중세의 극단적인 과장과 현대의 극단적인 단순화와의 조화, 동양의 문양과 서양 스타일의 어울림, 서양의 문양과 동양 스타일의 어울림 등을 시도해 본다.  

서로 대립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의 역설적인 조화를 통해 새로운 아름다움에 대한 접근을 표현 해 보려는 것이 디자이너의 의도. 단순한 디자인에 스님의 가사를 응용한 의상, 중세의 가장 중요한 표현소재인 벨벳과 동양의 실크노방를 조화시킨 작품들도 이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특히 중점을 둔 부분은 수묵화 프린팅을 통한 동양과 서양의 어울림을 표현한 의상들. 작가 김영기의 '월하행진' 수묵화를 응용한 의상은 동.서 양의 선과 소재를 혼합하고 디테일을 최대한 살린 실루엣으로 이색적이면 서도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총 아홉스태이지를 통해 82점의 작 품을 선보인다. 


전상진씨는 '동양으로의 여행' 이라는 주제로 의상 속에서 오리엔탈리즘 의 재해석을 시도한다. 동양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의복에 대용해 봄으로 써 동양의 이미지를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표현했다. 자수, 누비의 동양적인 의복 요소들은 정적인 이미지의 무한한 잠재성을 알려 주고, 투 톤(two-tone) 효과의 소재나 가죽과 니트의 혼합, 털장식의 부조화스런 멋 을 살린 작품은 혼돈을 표현하는 한편, 양면적인 동양의 현재를 대변한다. 또 단순한 선에 장식된 구슬로 과도기를 거치고 난 후의 낭만적이고 안 정된 분위기를, 옷핀과 걸고리 장식으로 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풍요롭 게 발전할 동양의 미래를 표현하기도 했다. 

검정을 주 색상으로 쓰면서 빨 강이나 카키, 와인색 등으로 악센트를 준 작품 60여점이 이번 쇼에서 관객 들과 만난다. 


최태용씨는 '지상의 풍경' 이라는 주제로 맑고 때묻지 않은 인간 본연 의 모습을 작품의 화두로 삼았다. 우리가 지닌 전통적 감성을 순수하고 깨 끗한 지상의 아름다움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신라 천년 고도의 문양 과 색감을 이미지로 차용하면서 작품은 현대적으로, 때로는 아방가르드적 으로 표현된다. 

소재 가운데서는 전통적 천연소재인 삼베를, 색감으로는 가공되지 않은 순수한 자연색을 주로 쓴 것이 특징이다. 전통적 문양과 이 국적 감성의 조화, 단순한 실루엣과 디테일을 살린 입체적 표현 등으로 개 성을 살린 작품 70여점을 선보인다. 행사의 마지막을 수놓을 한복쇼에는 조경자.김영희.박태복.이명자.김정 옥씨 등 한복디자이너 6명이 참가, 90개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궁중복, 신라복, 조선초기복 등 전통복장과 현대적 감각를 살린 파티복, 웨딩복 등 이 전통을 이은 한국의 미를 선사한다. 


<정혜진기자 junghj@yeo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