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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경북일보] 젊은 감각, 날것의 에너지로 펼치는 조형 실험… 갤러리분도 ‘Cacophony+’2025-06-25 16:33
작성자 Level 8

젊은 감각, 날것의 에너지로 펼치는 조형 실험… 
갤러리분도 ‘Cacophony+’

[경북일보] 2025-06-08


 


김승현·안동일 참여… 언어·기억·풍경을 통한 현대미술의 다성적 탐구

미술의 경계 확장하는 실험 무대… 6월 28일까지 갤러리분도에서 개최



김승현 Composition-series 2024 acrylic on canvas 72.7x90.9cm
 
 


신진 작가의 발굴과 실험적 시도에 주목해온 갤러리분도가 오는 6월 9일부터 28일까지 전시 를 개최한다. 


2006년부터 이어져온 갤러리분도의 ‘카코포니’ 시리즈는 젊은 예술가들의 실험정신을 공유하고, 작가적 여정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발판이 되어온 자리다.


2021년부터는 ‘카코포니 플러스(Cacophony+)’라는 이름으로 확장되어, 미술대학 졸업 예정자뿐 아니라 이미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한 신진 작가들에게도 문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김승현과 안동일, 두 명의 작가가 참여해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한 독립적 조형 세계를 펼쳐 보인다. 텍스트와 회화의 관계를 탐구하는 김승현, 풍경과 기억의 조형적 변환을 추적하는 안동일의 작품은 서로 다른 언어로 현대예술의 의미를 묻는다.


김승현 작가는 를 통해 언어와 회화 사이의 간극을 시각화한다. 그의 작업은 일종의 ‘지시문’을 바탕으로 수행 행위를 회화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 오노 요코의 작품집 『자몽(Grapefruit)』에서 영감을 받은 그의 작업은 ‘점, 선, 면’ 또는 불분명한 색채와 추상적 이미지들로 구성된다. 이 시리즈는 2011년부터 이어져온 것으로, 매 작품마다 지시자와 수행자가 분리되어 존재하며, 이들 사이의 틈과 충돌이 회화로 형상화된다.


김승현은 “생각과 행동의 불일치가 우리의 삶”이라는 인식 아래, 지시와 수행 사이의 간격을 회화적 형식으로 치환하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사유의 여백을 경험하게 한다. 이는 단지 회화에 머무르지 않고, 언어와 신체, 개념과 실행이 맞물린 예술 행위 그 자체로 읽힌다.


안동일 작가는 도시 풍경과 사회적 장소를 기록하며 자신만의 아카이브 작업을 전개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울어린이대공원의 특정 장소를 포착한 에서 파생된 회화 작품 을 선보인다. 사진 한 장을 분할해 파스텔로 치밀하게 그린 이 작업은, 기계적 재현과는 다른 감각의 풍경을 관객에게 제시한다.


작가는 “파스텔은 붓 없이 손으로 문지르는 직접적인 매체”라며, 이를 통해 더 감성적이고 주관적인 장면을 포착한다고 말한다. 그의 회화는 객관적 풍경을 감각적으로 해석하고, 사진이 담지 못하는 감정을 화면에 새겨 넣는다. 어둠과 인공 조명의 미묘한 균형, 시간의 흐름을 견디며 형성된 색감은 관객에게 조용한 몰입을 제공한다.


‘불협화음’을 뜻하는 카코포니(Cacophony)는 다소 거칠고 불완전한 상태, 그러나 창작의 에너지로 충만한 상태를 상징한다. 이 전시는 다듬어지지 않은 감각이 지닌 날 것의 생명력, 그리고 그것이 예술로 성숙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갤러리분도는 “젊은 작가들의 실험과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공간”이라며,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시선과 감각을 열어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대구 중구에 위치한 갤러리분도에서 6월 28일까지 이어지며,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곽성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