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분도, 9~28일 ‘Cacophony+ 2025’ 개최 [여성신문] 2025-06-05

김승현 Composition-series 2024 acrylic on canvas 112.1x145.5cm. ⓒ갤러리 분도
갤러리분도는 9일부터 28일까지 ‘Cacophony+ 2025’를 개최한다.
(사)박동준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갤러리분도(GalleryBundo)가 주관하는 이번 전시회에는 텍스트와 이미지의 관계를 꾸준히 탐구하고 있는 김승현 작가와 풍경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매체로 표현하는 안동일 작가가 참여한다.
두명의 작가는 현재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며 각자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여러 작품들을 심도 있게 선보일 예정이다.
갤러리분도는 2006년부터 매년 신진작가 발굴 프로모션을 목적으로 카코포니<Cacophony:불협화음>전시를 진행해오고 있다.
기획 의도는 서툴지만 실험 정신이 담긴 작가 지망생들의 작품들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일반 상업화랑에서 미술대학을 갓 졸업한 신진 작가들에게 기회를 줘 작가적 삶을 살아가는데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함이다.
2021년부터는 <Cacophony+>는 진행하고 있다. 카코포니 플러스는 당해 미술대학 졸업생에 한정되었던 작가 선정 기준을 이미 필드에 한발 내딛은 신진 작가로 영역을 넓힌 것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김승현 작가는 1983년 대구 출생으로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Composition-series 컴포지션 시리즈>를 통해 텍스트와 이미지의 관계를 탐구하여 평면과 설치, 미디어 등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회화를 선보인다.
지시와 수행의 과정으로 제작된 이 작업들은 사실 지시문이라는 형식을 그가 평소 좋아하던 오노 요코의 작품집 <자몽(Grapefruit)1964:서적의 형태로 제작된 이 작품은 간결한 지시문의 형식으로 내용을 이루고 있다.
2011년부터 시작된 이 시리즈는 언어라는 표현 요소를 통해 문장이 지시하는 바에 따라 응답하듯 화면을 메꾸어 나가는데, 그 구성 방식은 점, 선, 면, 혹은 기하학적 도형이 되기도 하고, 불분명한 색채와 점철된 하나의 화면, 구체적인 형상의 이미지 등 이렇다 할 규칙 없이 즉흥적으로 지시문을 수행하는 모습에서 다양한 표현의 양식으로 자율성을 지닌다.
그의 작품 안에 존재하는 두 개의 주체, 지시자와 수행자의 역할이 매 시리즈마다 서로의 역할을 완전히 분리하면서도 충실히 지시문을 이행하는 수행자의 행위를 통해 그의 텍스트는 회화로 전환된다. 물리적으로 실행하는 신체적 움직임을 통해 생명력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무한에 가까운 가능성을 내포한다.

안동일 Mise-en-scène#13-2 종이에 파스텔 53X71cm 2021. ⓒ갤러리 분도
안동일 작가는 1983년 대구 출생으로 영남대 조형대학 동양화과 졸업, 영남대 한국회화전공 석사 졸업, 국민대 회화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풍경에 관심을 갖는 안 작가는 자신의 주변 환경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시대적 사회구조나 문화적 현상들을 내포하는 사물이나 장소를 기록,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아카이브 형식의 작품을 드로잉, 회화와 사진, 영상, 설치 등을 통해 자신의 스펙트럼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회화작품 <mise-en-scène 미장센>은 이전에 작업한 서울어린이대공원 15곳의 장소를 30장의 사진과 영상을 통해 객관적 풍경을 제시한 <Installation-view 인스톨레이션 뷰> 시리즈 작업 중 한 장소로, 한 순간의 사진 <Installation-view #13-2>을 선택하여 분할하여 아주 섬세하게 파스텔로 그린 회화 작품이다.
작가의 시선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빛과 어둠, 인공 빛, 밤의 풍경을 긴 시간이 걸려 정교하고 사실적으로 그렸다.
반복된 문지르기를 통해 주관적인 풍경을 담담하게 그려내고있는 작가는 "사진이라는 기계의 객관적인 기술법에 비해 파스텔화는 중간 매개체없이 손으로 직접 문질러 이미지를 재현함으로써 작가 감성이 묻어나는 더 주관적인 풍경에 가까워진다"고 밝힌다.
사진에서 분할된 이미지가 회화로 그려지면서 이전에 가진 의미와 다른 새로운 풍경을 담아내는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심미적 풍경을 산책하는 특별한 경험이 된다. 권은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