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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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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데일리안] 아름다운 삶 꾸미다 아름다운 나눔을 꿈꾸다.2020-09-18 18:48
작성자 Level 8

아름다운 삶 꾸미다 아름다운 나눔을 꿈꾸다.

데일리안 2008.04.05





<인터뷰>´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 맡은 박동준 패션디자이너



“삶의 현장에서 직접 뛰어다니며 제가 수행하는 모든 일들을 통해 ‘나눔과 순환’ 을 실현하고 싶어요”
 


코코 박동준 대표인 디자이너 박동준 씨, 그녀는 최근 아름다운가게 전국공동대표에 선임됐다. 



1972년 ‘코코 박동준´ 을 오픈, 73년 첫 개인 패션쇼를 시작으로 37년여간 패션디자이너로서의 길을 걸어온 박동준 씨(57).


2008년의 그녀는 패션디자이너이며, ´아름다운가게´ 전국공동대표이고, 분도갤러리를 운영하는 등 1인 3역을 거뜬히 소화해내고 있다. 그래서 연중 녹초가 돼버리지만 그만큼 그녀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고, 가진 능력과 열정이 크기 때문에 지금의 그녀도 존재한다.


두 마리 토끼도 잡기 힘든 것이 보통인데 그녀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어깨도 무겁고 책임감도 큽니다. 하지만 일단 제 우리 안에 세 마리 토끼가 모두 들어왔으니 잘 키워야겠죠. 세 마리에게 똑같이 기를 쓰고 매달린다면 모두 죽거나 도망 가버리고 말겁니다. 토끼마다 저를 필요로 하는 시간과 제게 바라는 것이 각자 다를 테니 그것을 충족시켜주기 위해서 저는 그저 때와 시를 잘 배분하고 정성을 다해 보듬어주려고 합니다.”


패션디자이너로서 그녀는 쉼 없는 열정을 바탕으로 고집스레 자신만의 디자인 철학을 고수해 국내외의 개인 및 그룹 쇼와 작품 활동에 임했고, 국내 최정상급 패션디자이너로 자리매김했다.


 

박동준 디자이너가 꼼꼼한 눈길과 손길로 작품의 디스플레이를 점검하고 있다.


“학창 시절의 저는 그저 멋 내기를 좋아하는 소녀였죠.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었던 디자이너가 돼야겠다고 본격적으로 생각하게 된 건 원단 소매업을 하시다가 양장점을 맡게 된 어머니를 도와드려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부텁니다.”


그녀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패션디자인과가 없었다.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복장학원을 다녔다. 그러다 지인의 소개로 패션디자이너 이종천 선생과 인연이 닿아 3년간 제대로 된 가봉과 재단, 디자인에 걸쳐 전문적으로 배우게 됐다.


“선생님께서 워낙 엘리트셨고 그분의 디자인세계는 너무 깊고 높은 고지에 다다라있었습니다. 선생님을 만족시켜드릴 만한 디자인을 내놓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물론 그 때의 과정을 거쳤기에 지금의 디자이너 박동준이 존재할 수 있었던 거구요.”


본인이 직접 겪어봤기 때문일까. 그녀는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본인의 재능과 적성은 물론이고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길이기 때문에 기다림과 인내심이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당연한 이치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패션디자이너는 엄청난 에너지를 요구하는 직업 이예요. 그러니 심신이 나약한 사람이 감당하기엔 어렵습니다.


"또 다양한 문화 속에서 ‘옷’ 이 존재하기 때문에 문화에 대한 이해력이 필요하죠. 즉, 옷만 잘 만든다고 되는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굉장히 매력적인 직업이라는 겁니다.”


박동준의 브랜드엔 그녀만의 ‘격’ 이 있다.


그녀는 28살에 미술학으로 석사과정을 마쳤다. “미술을 전공한 것이 제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주는 것 같아요. 미술작품에서 디자인의 아이디어와 영감을 많이 얻는데 디자이너로서 예술적 감성을 유지하는데도 도움이 되거든요. 또 갤러리를 운영하는데 있어서도 작품을 보는 안목과 작가들과의 교류에도 이점이 있지요.”


이를 통해 클래식함과 모던함, 섬세한 예술적 감성을 지닌 디자이너 ‘코코 박동준’ 만의 특성이 나온다.


그녀는 자신의 브랜드를 찾는 고객을 ‘왕’ 이 아니라 ‘귀신’ 이라고 표현한다.


“20년 이상 된 단골들은 정말 귀신 이예요. 제 옷을 통해 제가 열심히 하고 안하고를 딱 아시거든요. 그분들이 지켜보고 계시니 잠시도 마음을 풀어놓거나 게을러 질 수가 없죠.”


박동준 디자이너는 삶의 현장에서 직접 뛰어다니며 수행하는 모든 일들을 통해 ‘나눔과 순환’ 을 실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이 만들고 싶은 옷, 고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옷을 만들기 위해 브랜드를 상업화하기 보다는 오뜨꾸뛰르 형식으로 그 이미지와 가치를 지켜왔다.


더 넓은 곳에서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있었을 법도 하다. 물론 길다 면 길고 짧다면 짧은 37여년의 세월동안 대구가 아닌 서울, 세계 각지에서 활동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제가 맏이거든요. 부모님과 형제들을 돌봐야할 책임감이 있었어요. 또 그동안 저를 꾸준히 믿어준 고객들을 뿌리치고 가기도 힘들었습니다.”


“이곳 대구에서도 제가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은 충분히 많아요. 가끔 대구라는 도시가 답답할 때도 있지만 그럴 때면 이곳저곳 여행을 다녀요. 그곳에서 저를 되돌아보기도 하고 작품 구상도 하죠.”


쇼를 앞두고 그녀는 어김없이 앓는다. 그러기에 미리 여행을 떠난다. 여행 후, 심하게 앓고 나면 다시 일어나 일을 시작한다.

반복되는 그 과정을 통해 비로소 그녀의 삶과 철학이 담긴 의상은 예술의 한 부분으로 녹아내린다.


섬세한 예술적 감성을 지닌 그녀는 그 감성을 바탕으로 봉사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2004년 대구, 경북 공동대표로 선출돼 4년 동안 지역에서 아름다운가게의 활동을 알리고 활성화시키는데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그 공을 인정받아 올해는 전국공동대표로 선임된 것. 현재 전국공동대표는 연극배우 손숙씨를 비롯해 윤팔병, 홍명희씨가 활동하고 있다.


“아름다운가게는 자연스럽게 살아가자는 ‘나눔과 순환’ 의 운동입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쓸모 없는 물건을 기증하고 이를 되팔아 그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돕는 친환경적 단체입니다.”


그녀 자신도 ‘나눔과 순환’ 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언젠가 집을 대청소한 적이 있는데 잘 쓰지 않는 물건들이 엄청나게 나오는 겁니다. 그때 ‘내가 얼마나 필요 없는 물건들 속에서 살고 있었나?’ 새삼 느꼈습니다. 그 이후로 잘 쓰지 않는 물건들을 주기적으로 내놓는데도 신기하게 계속해서 생기더군요.”


그녀는 전국공동대표로 선임된 만큼 올해부터는 좀 더 아름다운가게 활동에 비중을 두고 단체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업들과 함께 ‘나눔과 순환’ 운동을 펼치는 ‘뷰티풀파트너십’ 을 더욱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동준 디자이너가 아름다운가게 전국임원 및 간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돌이켜 보면 저의 20대는 정신없이 디자인 공부에만 매달렸어요. 그래서 남들처럼 연애를 하거나 친구들과 맘 편히 놀지도 못했죠. 30대에는 디자이너로서 뭔가를 이뤄내야 한다는 생각에 일에만 몰두했었던 것 같아요. 40대에 들어서야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50대인 지금은 조금 여유를 갖고 제가 몸담고 있는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 실행하고 있지요.”


“저는 삶의 현장에서 제가 맡은 일을 하면서 살아있다는 걸 느낍니다. 그리고 제 삶의 다음 쇼는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저는 예순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지만 지금 막 쇼의 시작을 앞둔 때처럼 설레고 기대가 되네요. 삶과 패션쇼는 모두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더 흥미진진한 것이 아닐까요?” 그녀는 여유로운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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